과거 전시
얇은 풍경
– 이지성 개인전 –
2017. 3. 17(금) – 2017. 4. 2(일)
월 – 일요일 | 11시 – 19시
작가 노트
– 얇은 풍경 –
어쩐지 그동안 해온 내 작업은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대상의 일부분을 얇게 떼어낸 형태 또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경계 그 자체인 것도 있다. 가만히 보면, 그 납작한 것들은 평면도 아니고 환조처럼 적극적인 입체도 아니다. ‘본 것’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보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원래 있던 대상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알고 있던 대상의 이미지와 현장에서 발견한 모습이 서로 충돌한다. 이 경험은 곧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그 대상은 내가 알던 것과 실제의 것으로 분리되었고, 그 사이에는 내가 ‘본 것’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직감적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은 본 것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보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대상을 순수한 이미지로써 인식하게 되는데, 그것이 어느 순간 풍경의 한 조각으로 떨어져 나온다. 당연한 순서로, 그 조각은 작업으로 연결되어 지금 전시장에 놓여있다. 그래서 나는 어떤 대상을 만든다기보다 대상에서 본 것을 만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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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벽면의 일부를 떼어낸 듯한 『남산타운아파트』는 아파트의 옆모습이 마치 그림을 세워놓은 것처럼 보였던 인상을 재현한 작업이다. 또, 바닥을 보고 걷던 중, 문득 떠오른 생각-외출을 하면 틀림없이 밟게 되는 횡단보도를 자세히 보게 된 이후에 그 일부를 만들기도 했다 『횡단보도』. 한편, 아침마다 수영하며 마주하는 물속에 잠기기 직전의 표면도 나에게는 풍경의 한 조각이었다 『수영장-수면』. 왠지 운동광처럼 비칠 것 같지만, 탁구나 배드민턴처럼 네트를 사이에 두는 운동을 즐기면서 보게 된 풍경에도 주목했다. 셔틀콕이 꽂힌 네트 작업 『네트-실점과 득점』은 성공을 예상했던 공격자의 좌절과 행운의 득점을 한 수비자의 안도가 교차하는 순간을 담고 있다. 앞의 작업으로 미루어 ‘보이는 것을 보는 일’은 녹록한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벌어진다. 곧 내가 할 일을 찾으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