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Another Ladder

 

– 조소희_Sohee Cho –

2017년 11월 15일 (수) – 12월 10일 (일)

월요일 휴관 |오전 11시- 오후 7시

초대일시: 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오후 5시

전시평론

– 사다리에 대한 단상 –

한의정(미술평론, 홍익대학교 초빙교수)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갇힌 곳에서 열린 곳으로 나아가고자 할 때 혼자 힘으로 좀처럼 다다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 때마다 사다리는 우리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데려다주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다. 이를테면, 천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다락방은 사다리를 통해 올라갈 수 있다. 어린 시절 우리는 그 곳에서 부모의 눈을 피해 놀이세계를 펼쳤다. 종종걸음으로 사다리를 몇 걸음만 올라가면, 하늘을 나는 꿈도 바다를 항해하는 꿈도 실현되는 장소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 곳은 유토피아까지는 아닐지라도,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와 같은 기능을 하는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헤테로토피아에는 사람들이 영원히 머물 수 없다. 해가 질 무렵, 엄마의 부름 소리가 들리면, 다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일상의 장소로 복귀해야 한다. 저문 해와 함께 우리의 어린 시절은 사라졌고, 다락방에 올라가는 사다리를 타기에는 우리의 몸집이 너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