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바스큘럼
– 강보경 개인전 –
2022년 10월 6일(목) – 2022년 11월 3일(목)
오전 11시- 오후 6시 (월요일 휴관)
-전시서문-
“그림은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깨워 상상 속의 어딘가로 나를 데려가 주고,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확장하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나의 그림 또한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면, 어떤 진실한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기대해 본다. 나는 오늘도 용기와 희망으로 그림을 대한다.”
-<작업 노트> 중에서-
작가 강보경은 식물을 참 좋아한다. 일상의 산책길에서 마주하는 풀, 꽃, 나무에 매료되어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본다. 거대한 자연의 순환 속에서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저마다의 다양한 색과 모양으로 피어나는 꽃들, 하늘하늘 움직이는 이파리들, 우직하게 긴 시간을 견뎌낸 나무들에 감탄하고 그 생명의 신비로움에 삶의 시름을 덜어내고 위로를 얻는다. 그리고 황홀경에 빠지게 했던 식물 하나하나, 풍경 하나하나를 마음 한구석에 담아 둔다. 마치, ‘바스큘럼(vasculum)’에 고이 간직하듯이. 바스큘럼은 18세기 중반부터 식물학자들이 식물을 채집하고 그 표본을 보관하기 위해 어깨에 메거나 들고 다녔던 채집 상자를 뜻한다. 철로 만들어진 사각의 길쭉한 이 상자는 적당한 습기로 식물을 오래 보존하게 해주며, 내부에 가로로 길게 놓인 끈은 식물의 형태가 손상되지 않도록 고정시켜 준다.
강보경의 바스큘럼에 보관되어 있던 식물들은 텅 빈 장지 위에서 추상으로 발현된다. 구체적인 형상이나 실체를 연상시키는 밑그림도 없고 이미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작가는 감각만으로 시작하여 장지 위에 물감을 뿌리고 지문이 사라질 정도로 수십 번을 그렸다가 닦아 내는 수행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비가시적인 자연을 표현한다. 그 과정에서 동서양의 재료는 혼합되고 각기 다른 감정이 서로 순환하듯 자연스럽게 하나로 이어진다.
작가에게 색채는 감정을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화폭에는 단색으로 이루어진 부분이 없다. 우리 내면의 감정이 하나가 아니듯, 화면의 모든 부분에 다양한 색감의 층이 겹겹이 쌓여있다. 이렇게 뒤섞인 색감은 작품에 깊이감과 다채로움을 더해 주며 두터운 층의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물성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사이로 꽃잎들이 흩날리고 향기가 뿜어 나오는 것처럼 기억과 감정이 흘러나오는 듯하다. 전시를 통해 자연과의 연결 감각을 되새기며 식물의 정취를 만끽하길 기대한다.
작가 소개
강보경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과 일본등지에서 개인전에 참여했으며, 수애뇨339, 환기미술관, 환원미술관, 덕원미술관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