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터ㆍ위ㆍ꿈
– 강현선, 권대훈, 박용호, 정정주, 조소희 –
2017. 2. 7(화) ~ 2017. 3. 11(토)
월요일 휴관 | 오전 10시 – 오후 7시
터 위에 짓는 꿈, sueño 339의 개관전시 ⟪터. 위. 꿈⟫
sueño 339는 2월 7일 개관을 기념하여, 전시 ⟪터. 위. 꿈⟫을 개최한다. 진지하게 작업하기로 알려져 있는 30-40대 작가, 강현선, 권대훈, 박용호, 정정주, 조소희의 작품 15점이 전시되며, 기획은 미술사가 이상윤이 맡았다. 참여작가들은 10여 년 이상 탄탄한 기량과 지속적인 실험을 보여준 역량 있는 작가들이며, 실력 있는 작가를 발굴,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예술공간 수애뇨339의 향후 운영 방향에도 어울릴 작가와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터. 위. 꿈⟫의 주제는 수애뇨, 즉 스페인어로 ‘꿈’이라는 뜻에서 비롯되었으며, 수애뇨의 설립과정 자체 역시 꿈의 주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예술의 문턱을 낮춘 복합 문화공간을 꿈 꾸었던 김재선 대표와 가족들의 바램은 30여 년 간 살아왔던 그들의 터 위에서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터. 위. 꿈⟫에서 터의 의미는 삶, 생명, 시간, 기억이 농축된 장소의 개념이자, ‘현재’의 시간성이 부여된 개념이며, 위는 우리를 뜻하는 we와 위(上)를 지칭하는 이중적인 의미이다. 그리고 전시에서는 이 터 위에 지어진 ‘꿈’, 곧 현재의 터 위에 지어진 미래상으로서 꿈의 다양한 양태를 보여준다. 여기에서 꿈은 녹록지 않은 현실을 전제하고는 있지만, 낙관적인 미래상으로 이미지화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렇기 때문에 언제라도 어긋나 버릴 수 있는 불안이 공존하는 이미지로, 또는 미래를 위한 끝없는 달음박질 등의 여러 모습들로 제시된다. 그리고 큰 주제 아래, 인간과 삶, 그리고 터전에 관련된 작품들이 단순히 나열된 것이 아닌, 서로 유기적으로 구성되도록 선정, 배치한 기획 또한 눈길을 끈다.
전시평론
터. 위. 꿈 – ‘터’와 ‘우리’ 위에 짓는 ‘꿈’, 그리고 그것에 대한 단상
기획자: 이상윤(미술사)
꿈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꿈을 현실로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
-더글러스 에버렛(Douglas Everett)-
예술공간 수애뇨339에서 수애뇨는 스페인어로 꿈이라는 단어이다. 여기에서 꿈은 프로이트가 주목하였던 꿈이나 초현실적 환상과는 다르다. 하지만 사실 미술에서 꿈을 주제로 삼지 않게 된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20세기 초, 기계 문명에 대한 낙관적인 희망을 보여주었던 미래주의나,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었던 러시아 구성주의 이후, 미술사에서는 현실 도피의 의미에서 초현실을 그리거나, 또는 반대로 현실을 직시하는 흐름이 훨씬 더 강했다. 그러나 이렇게 꿈을 배재하거나, 마치 꿈이 없는 것처럼 외면하는 이것 또한 자연스럽지는 않다. 도대체 무엇이 미술을 그리고 사람들을 이렇게 꿈에서 멀어지게 하였을까? 누구나 꿈 꿀 수 있지만, 더글러스 에버렛의 말처럼, 그리고 모두에게 열린 예술 공간을 꿈꾸며 수애뇨 339를 설립한 대표 김재선의 가족들의 예처럼, 이 꿈을 현실로 실현하는 사람들이 결코 많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 물음은 꿈을 실현하는 데에 얼마나 많은 추동력이 필요한지의 생각으로 번져갔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이 엄청난 힘에는 무엇보다 의지나 믿음, 인내가 필수 요소였다. 그리고 이 요소들은 꿈꾸는 주체인 나뿐 아니라, 나와 관계되었고 나의 꿈에 동의하였던 사람들인 우리, 그리고 이들 모두가 함께 하는 공간인 터에 작용한다. 그래서 꿈은 터와 우리 위에서, 의지와 믿음과 인내를 통해 비로소 현실이 된다.
물론 꿈이 현실이 되는 시간은 지난한 과정임에 틀림없다. 항상 실패의 가능성이 공존하며, 그래서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는 불안과 동거한다. 의지, 믿음, 인내는 이러한 불안이 엄습할 때마다 더욱 절실해진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실패와 중단의 가능성이 없다면, 우리는 굳이 꿈을 예정이나 계획이 아닌 꿈으로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터. 위. 꿈》은 꿈이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 가운데에서 나타나는 꿈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에 관한 전시이다. 한 번이라도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어느 날은 꿈꾸었던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이 머릿속에 피어오르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참담한 현실을 마주한 자신을 보며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을 경험하곤 한다. 또 나의 꿈이 덧없는 욕망은 아닌지 마음을 가다듬기도 한며, 이러한 생각이 오래되다 보면, 어느덧 내가 꿈에 좇기는 형국이 되어 있기도 한다. 《터. 위. 꿈》에서는 이처럼 꿈에 대한 다양한 단상들을 살펴볼 수 있다.
강현선은 우리 눈에 보이는 현실의 이미지가 허상(虛像)의 일부임을 드러내는 실험을 지속해 온 작가이다. 강현선의 이미지 실험은 최근에는 도시의 거주 공간과 도시인의 삶으로 발전되었는데, 그의 아파트 시리즈와 3층에 전시된 영상작품 이 이에 속한다. 여기에서 그는 욕망이 투영된 꿈을 향해 숨바꼭질하듯 좇고 쫓기는 도시인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냈다.
한편 권대훈의 작품은 주로 빛이 들어오는 창 앞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인물을 소재로 삼는다. 여기에서 빛은 짧은 순간, 곧 ‘찰라’의 기록이다. 이런 짧은 순간은 대개 이미지로 저장되기 마련인데, 그는 이렇게 우리 머릿속에 그려진 이미지가 견고한 실제의 재현이기 보다는 언제든 변형되어 흐트러질 수 있는 불안정한 이미지 혹은 우리도 모르는 순간에 꽤 많이 왜곡된 이미지일 수 있다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도록 한다. 그리고 이 질문은 사실 우리가 꿈을 향한 여정 중, 스스로에게 던지는 반성적 질문과도 유사하다.
박용호 작가는 자신이 경험하였던 다양한 공간의 축척을 그린다. 16번의 이사 경험이 있는 그에게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인 의미 이상의 것이다. 어떠한 공간이나 건축물들이 작가에게는 시간, 경험, 관계들이 얽히고 응축된 공간 즉, ‘터’와 같다. 때문에 작가에게 터는 그가 경험한 바대로, 낯설음과 익숙함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또한 터는 작가 자신의 투영물이기도 하고, 그의 그림에 첩첩 쌓인 건물들처럼 복잡하고, 무질서하면서, 때로는 혼란스럽기도 한 축적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하늘 아래 놓여 있는 이 축적물은 혼돈(chaos) 가운데에서도 평안과 안정, 정착을 소망하는 유토피아적인 꿈을 드러낸다.
정정주는 박용호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관찰하고 경험하였던 공간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그가 재현하는 공간은 체육관, 편의점, 백화점, 기숙사 등 독특한 특성을 보이면서도 일상적인 공간인 ‘터’이다. 그런데 이러한 공간의 경험은 창이나 방의 크기, 빛의 조도 등을 통해서도 달리 경험되어지지만, 보다 우선적으로는 카메라가 비추는 궤도에 달려 있다. 대상을 완전하게 보고 싶어 하는 욕망 즉 대상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우리의 욕망은 단지 카메라가 비추는 곳만을 볼 수 있는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욕망과 순응, 도전과 무기력함 등의 상호 모순된 감정들이 수시로 교차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꿈을 향해 사는 삶의 여정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현실적 한계와 그 때 겪게 되는 복잡한 정서적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꺼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또한 공간을 생략한 권대훈의 인물 조각과 인물을 생략한 정정주의 작품이 비교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실, 종이, 거즈 등 연약한 물질로 작업하는 설치 미술가 조소희는 이번 전시에서 1층 바텐(batten)에 실을 엮어 자욱한 연기처럼 보이는 형태를 만들어냈다. 마치 우리 머릿속에 걷잡을 수 없이 피어오르는 꿈을 이미지화한 듯 보인다. 비록 한 가닥의 실은 연약하고, 가변적인 물질성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은 견고하고 정형화되어 있는 공간을 점유하고 잠식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이 실에 의해서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공간은 다양한 변화들을 수용하게 된다. 이것 또한 비물질적인 꿈의 이미지가 점점 실제가 되면서 물질의 세계, 현실의 세계를 점유해가는 꿈의 현실화 과정, 그리고 꿈이 현실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연상시키게 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존재와 물질,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유를 이어가도록 제안하며, 이처럼 꿈의 이미지같이, 보이지 않는 것, 연약한 것, 비물질적인 것의 추동력이 우리에게 보다 실제적이고도 감각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작가 및 작품 소개

강 현 선
프로필
학 력
2014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미술학과 서양화 전공 박사과정 수료
2006 Middlesex University, London Masters of Art in Sonic Arts with Merit (석사 졸업)
2003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 Design Masters of Art in Fine Art (석사 졸업)
200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 학사 졸업
전 시
개인전
2014 , 카이스트 갤러리, 서울
2013 , 공아트 스페이스, 서울
2012 , 63 스카이 아트 미술관, 서울
2008 , 브레인팩토리, 서울
등 다수의 개인전
단체전
2015 , aA 디자인 갤러리, 서울
2014 , 63 스카이 아트 미술관, 서울
2013 <행복의 나라, 양평>, 양평군립미술관, 경기
2012 <논플루스 울트라>,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 서울대학교 수영장, 서울
, 동덕여자대학교 미술관, 서울
등 다수의 단체전
작품설명
원본을 찾을 수 없는 이미지로 가득한 현대 사회의 모습은, 본질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것을 즐기며 별다른 개성 없이 쳇바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과 맞닿아있다. 나는 경계가 흐릿해진 가짜와 진짜,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되풀이되는 지금 시대의 시각 현상을 작업에 반영한다.
개인적 기억에서 불러온 공간의 이미지는, 영상과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관념의 장소로 드러난다.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화면은 관객이 빠져들지 못하게 거리를 두며, 규격에 맞춰 살아가는 도시 라이프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보여준다. 도시 공간의 삶은 패턴이 되어 나타나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단계가 있으며, 함께하는 게 아닌 개인의 목적 달성을 목표로 한다. 작품 속 사람들은 서로를 의식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지만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권 대 훈
프로필
권 대훈 Dae Hun Kwon
현 서울대 조소과 교수
EDUCATION
2004 영국 런던대 슬레이드 미술학교 MFA 졸업
1999 서울대학교 대학원 조소전공 졸업
1996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AWARD
2011 더 잭 골드힐 조각상 (The Jack Goldhill Award for sculpture, Royal Academy of arts summer Exhibition 2011)
2005 영국 왕립 조각가 협회전 ( RBS Bursary Award)
EXHIBITION
Solo Exhibition
2012 Chalna(찰나), 라흐마니노프스 갤러리, 런던 영국
Flying Fish, Brain Factory, 한국 서울
Willowwacks, B-one 갤러리, 한국 서울
2010 개인전, 一切有心造(일체유심조), 갤러리 비원 (B-one), 서울
2009 개인전, 라흐마니노프스 갤러리, 런던, 영국
Group Exhibition
2016 Where am I, UNC Gallery, 서울
2015 Alma_Marter, Gana Art Gallery, 서울
Encounter/ the story begins with, 박여숙 갤러리 서울
2014 From the moment to moment, Jeju Museum of art, Jeju Korea
2013 Image installation,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RA Summer Exhibiiton 2013, Royal Academy of Arts, 런던 영국
White & White, Museo Carlo Bilotti, 로마
L’imaginare, LIG 아트스페이스 서울
작품설명
인체 작업에 대하여– 예전, 최근 생각, 인터뷰 그리고 작업노트 문구등을 토대로…
찰나
작업은 찰라의 순간, 특히 나의 기억속에 각인된 그 찰라의 깨달음의 순간을 담아보려는 시도이다. 나의 작업에서는 심리적고도 감정적인 요소, 새로운 것의 발견 혹은 내가 격은 경험과의 반대되는 요소 등 으로 인하여 생겨난 각인된 찰나의 순간을 담으려했고, 그 상황이 발생한 “현재”의 시간적 개념을 담기 위해 인체의 조각 위에 그 상황 그대로의 명암과 채색이 칠해지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작품에는 강한 콘트라스를 가진 명암의 채색을 하였습니다. 어떤 모양의 그림자는 한 순간의 시간을 대변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해시계에서 바늘은 하나의 숫자를 가리키는데, 나는 그 숫자보다는 그림자의 모양에 더 중점을 두고 바라봤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 유사한 모양들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우리는 그림자의 모양을 보고도 시간을 간음할 수 있을테니까요.
나는 관객이 어떠한 상황속의 “인물 조각이라는 대상”을 통하여 내 기억 속 한 장면에 다다를길, 또 공감하길 바랬고 그것은 입체가 아닌 그 비슷한 무언가이여야 하며 이미지의 집합체 여야했다.
기억속의 한 장면은 흑백으로도 컬러로도 보여지며 만져지는 대상 같기도 그저 평면의 이미지 같기도 하다. 사실 명확하게 모르겠다. 작업은 그 기억을 더듬어가는 행위가 아닌가 싶다. 작품에서도 흑백으로도 컬러로도 만들어 보았으며 바닥이나 작품 좌대에도 놓아보고 또 벽에 걸어보기도 하였다.
작품안에서 어떠한 부분은 조각이라는 대상으로 존재하기도, 또 이미지로 존재하기도 한다. 예로, 옷의 주름을 조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붓 터치로만 표현하기도 하였다.
기억속의 한 장면은 결코 평면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것이 대상으로도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작업노트 중–
Willowwacks ( 무인산림지대)
Willowwacks는 찰나 시리즈 작업중 사유의 공간을 담으려한 시도들이다. 빽빽히 나무들만 있는 무인산림지대는 무인도 처럼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곳이다. 사유의 공간도 그런 물리적으로 들어가기 힘든 공간이며 사유를 통해서만 들어가는, 또 무언가로 빽빽하게 차있는 산림지대 같은 곳이 아닌가라는 생각하에 몇 개의 작품을 만들어 보았다. 작품에서의 자소상은 창가에 서있지만 창은 없고 인물과 바닥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통하여 유추할 수 있다. 그곳엔 생각하는 나를 생각하는 다른 나의 모습이 보인다.
기억의 장면을 더듬다 그것을 보는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내가 나를 볼 수 없기에, 기억속엔 내가 없어야 하지만 Willowwacks속의 작품에선 종종 나의 모습을 보곤 한다. 그것은 실재 기억 속 이미지와 과거의 나를 상상해 보여지는 이미지의 복합체일 수도 있다. 이후의 작업은 나를 보는 나의 모습에 관한 작업을 예상해 본다.

박 용 호
프로필
박용호 PARK, YONG HO
2012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2016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재학 중
전시경력
201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전시
2012 제1회 일주&선화 신진작가 지원전시
2012 파이낸셜뉴스 미술대전 큐레이터 공모전 작품대여 – 조재현 큐레이터(대상)
2016 중구청 소상공인 전시 참여
수상 및 기타경력사항
201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전시 BRIGTON AWARD
2016 을지로 디자인 예술프로젝트 R3028 멤버
2016 청구역 문화정비사업 참여
작품설명
잦은 환경의 변화를 경험했던 나에게 있어 나의 삶을 둘러싸고 있던 일상적 공간들은 나의 주된 시각적 관심사가 되어 왔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공간들은 내가 일상 속에서 특정한 목적지를 향해 오가는 과정 속에 놓여진 건축물들의 이미지인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작업들은 이러한 건축물들에 대한 두 가지 주제로 분류될 수 있다.
그 첫째는 사적인 공간 안에 투영된 나의 정서에 관한 것이다. 과거의 공간들을 떠올릴 때면 당시의 삶에 대한 개인의 정서나 생각들을 동시에 느낄 수 있듯이 공간이란 단순한 물리적 대상이기 이전에 한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해주는 총체적인 경험들이 투영된 대상으로서 나의 의식 속에 존재한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과거의 공간들을 떠올렸을 때 떠오르는 나의 감정은 ‘낯설음’과 ‘익숙함’에 관한 것이다. 이는 ‘16번의 이사’라는 특수한 성장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었던 감정인데, 나는 이러한 이질적인 감정들이 현재의 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이러한 감정의 변화 과정으로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두 번째는 공적인 공간으로서의 한국 건축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건축이란 한 민족의 총체적인 삶의 모습을 담아내는 물리적 용기라는 측면에서, 격동의 역사를 밟아온 한국의 건축 문화는 타문화권과는 구별되는 특수한 양상을 지닌다고 생각된다. 구체적으로 전쟁 이후 한국의 근대 건축은 이른바 경제 성장이라는 이데올로기적 가치아래 급진적으로 성장해 왔는데, 이러한 조급함 속에는 필연적인 갈등과 모순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현재 내가 일상 속에서 경험하고 있는 공간들에 남아있는 국적불명의 양식으로 이루어진 건축물들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의 반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를 통해 한국 근현대의 건축물 속에 투영된 불안의 흔적을 담아내고자 했다.
구체적으로 나는 이러한 풍경들을 현실에서 떼어내어 초현실적인 상황을 연출하는데 여기서는 앞선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고대 문명의 이미지가 사용된다. 나의 그림 속에서 고대의 건축물은 장구한 시간의 흐름을 견뎌낸 견고한 원본으로서의 아우라를 지니는 장치이며 이는 그 위에 무질서하게 조합되어 있는 기형적 구조물들과 강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나는 이러한 관계 설정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근본적으로 불편하고 이질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그러나 한편에서 위와 같은 건축적 형상은 지면을 기반으로 단층화 되어 있어 관객으로 하여금 모호한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이는 무질서한 혼란 가운데서도 평안과 정착을 기원하고자 하는 인간심리의 유토피아적 소망을 드러내는 징표이다.

정 정 주
프로필
정정주 Jeong, Jeong-Ju
2015 국민대학교 대학원 졸업 (미술학 박사)
2002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 졸업 (후버트 키콜교수의 마이스터슐러)
199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
개인전(선별)
2015 ‘Invisible Light’ (시카미술관, 김포)
2014 ‘Scotoma’ (갤러리 조선, 서울)
2012 ‘낯선 방문’ (갤러리 조선, 서울)
2010 ‘Illusion’ (김종영 미술관, 서울)
2008 ‘City of Gaze’ (뱅거드 갤러리, 상하이, 중국)
2007 ‘City of Gaze’ (플러스 갤러리, 나고야, 일본)
2005 ‘Bodyscape’ (신세계 갤러리, 광주)
2003 ‘Schauhaus’ (갤러리 사간, 서울)
2002 ‘Turnhalle‘ (갤러리 쿤스트라움 브뤼셀, 브뤼셀, 벨기에)
단체전(선별)
2016 ‘공간의 발견’ (경기도미술관, 안산)
‘Acts 페스티벌’ (아시아문화의 전당, 광주)
2015 ‘김종영과 그의 빛’ (김종영미술관, 서울/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2014 ‘가면의 고백’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2013 ‘미래는 지금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1 ‘이 도시의 상상력’ (금천예술공장, 서울)
2010 ‘황색의 문’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광주)
2008 ‘Meme Trackers’ (중국 북경 송장미술관)
‘古건축도자의 재해석’展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2007 “Thermorcline of Art-New Asian Waves” (ZKM, 칼스루에, 독일)
‘City net Asia2007’ (서울 시립미술관)
2006 ‘아트스펙트럼 2006’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
2005 ‘Electro Scape’ (젠다이 현대 미술관, 상하이, 중국)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06’ (부산시립미술관)
2003 ‘유쾌한 공작소’ (서울 시립 미술관)
2002 ‘베르기쉐 미술전’ (바덴 미술관, 졸링겐, 독일)
수상, 레지던시
2010 2010 오늘의 작가(김종영 미술관, 서울)
2009 금천예술공장 스튜디오 입주작가
2006 국립 고양 스튜디오 3기 입주작가
2003 쌈지 스튜디오 5기 개별 입주 작가
2002 56회 베르기쉐 미술전 (바덴 미술관, 졸링겐, 독일)
2001 융어 베스텐 2001 (쿤스트 할레, 레클링하우젠, 독일)
작품설명
내가 만들어 내는 작품들 – 혹은 건축 구조물들의 모형은 – 내가 실제 살았던 집의 거실, 화장실, 그리고 제 자신의 경험과 관련된 체육관, 기숙사 등의 공간들을 주제로 하여, 그 공간들이 발산하는 고유한 느낌과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다. 건축 구조물들의 방의 크기, 구조, 창문의 위치, 빛의 조도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건축적 조건들을 정교하게 배치하여 각 공간의 독특한 아우라를 3차원의 건축 구조 안에 담아낸다.
흥미로운 점은 이 구조 안에 움직이는 카메라의 시선이 개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서 각 공간의 고유한 아우라가 어떠한 시각적 조건을 통해서 경험되는가의 문제를 탐색하고 있다. 그것은 물리적인 위치와 지각의 유기적인 상호관계를 탐색하기 위한 도구로 이해될 수 있다.
이렇듯 실제 공간의 모형들을 만들고 그 실내 공간 안에 카메라가 설치됨으로써, 관람자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서만 모형 내부의 공간에 대한 정보를 얻게 했다. 관람자는 공간을 완전히 인식하고 싶어 하지만, 그 안에 실제로 들어갈 수 없는 물리적 한계에 부딪힘으로써, 카메라의 시선과의 감정이입을 통해서만 비로소 자신이 공간의 내부에 실제로 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내 작업 속의 카메라는 주체적 시선의 연장 물이며 확장된 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 소 희
프로필
조소희 CHO Sohee
2010 파리1대학 (Panthéon-Sorbonne) 조형예술학 석사, 박사 (Doctorat),
주요 개인전
2014 ‘아홉 개의 사다리’-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 9, 오래된 집, 서울
2013 ‘Salon de Hyaloplasm’, salon de H, 서울
2012 ‘사(絲)적 인상’,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서울
2008 ‘Du fil qui file’, Galeria CHARPA, 발렌시아, 스페인
2007 ‘Du fil qui file’, Galerie CROUS Beaux-Art, 파리, 프랑스
2006 ‘Voyage’, 윈도우 갤러리-갤러리 현대, 서울
2005 ‘Deux chambers à côté’, 브레인팩토리, 서울
2004 ‘Anecdote de la boîte’, Maison de Tunisie, 파리, 프랑스
2002 ‘지영이의 장롱’전, 금산갤러리, 서울
주요 단체전
2016 사월의 동행,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5 색채연구, 사비나미술관, 서울
2014 송은미술대상, 송은아트스페이스, 서울
The Bauhaus,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
달의 변주곡, 백남준아트센터, 용인
2013 조소희, 장쉐리 2인전, 스페이스 캔, 북경
<心> 해인아트프로젝트, 해인사, 합천
Another Chain Bridge, 헝가리 한국문화원, 부다페스트
레지던시
국립고양창작스튜디오 (2013), 노마딕 레지던시-러시아 바이칼 (2012)
수상
제 14회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2014), Salon de Montrouge 입선, 프랑스 (2005)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Galeria CHARPA, 발렌시아, 스페인/ La Rausche, 브뤼셀, 벨기에/ Église Luthérienne de Paris, 파리
작품설명
…where…, 가변설치, 실 –
특정한 공간 전체에 실을 엮어서 자욱한 연기형태를 연출하는 공간설치는 나의 작업중 공간감과 시각성이 가장 강조되는 작업이다. 실은 연약하고 유연한 물성을 가졌지만 고정된 공간에 개입하고 잠식하면서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다. 연약한 실은 엮여지고 증식되면서 육중한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이는 존재와 시간을 사유할때 느껴지는 바, 가벼움과 무게가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감각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