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To somewhere

– 임창민_Changmin Lim –

2018년 5월 1일(화) – 2018년 5월 31일(목)

월요일 휴관 | 오전 11시- 오후 6시

전시서문

임창민의 미동하는 시적 시공간

임창민은 이질적인 동영상과 정지화상의 이미지를 합성하여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리얼리티를 통합해 내었다. 세상에는 가상현실이나 위조된 리얼리티에 대한 걱정도 많지만, 그의 작품에 대해 “미동(微動)하는 시(詩)적 시공간”이라는 말은 매우 적절한 표현인 듯하다.

임창민은 정지화상(=사진)과 동영상을 결합하여 정적인 실내공간을 연출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사진 속 공간은 로비, 호텔 스위트룸, 기차, 오래된 대학의 복도 등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과 시선이 머물렀던 장소들이고, 여기에 창문을 통해 주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끌어들인다. 그 풍경은 모니터를 정교하게 삽입시켜 보여주는 동영상이지만 마치 벽에 걸린 그림이거나 시간이 정지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 장면은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시각 문화적 전통을 떠올리게 한다. ‘회화는 자연을 향해 열려진 창문’이라 했던 이탈리아 르네상스기의 화가 L. B. 알베르티 식의 이해도 그러하지만, 중국식 정원에서 즐겨 구사하였던 차경(借景, appropriative landscape), 지중해 양식의 건축물의 창문, 문인(文人)의 방에 걸린 도원경(桃源境)의 그림 같은 문맥이다. 그리고 그 장소가 도서관이든 로비이든 호텔이든 여행지이든 그 문맥의 본질적인 속성은 별로 다르지 않을 성 싶다. 실내=방은 자아(自我)의 성(城)과 같은 곳이다. 그곳은 인간의 생존을 온전히 지탱할 수 있도록 만든 물리적, 심리적 장치이다. 그러니까 이 작가의 카메라가 서 있는 곳은 바로 자신의 방이자 마음이기도 한 것이다. 모든 실내는 바로 자신이 담겨있고 존재하는 (자신의) 신체의 은유이고, 창문은 눈의 은유이다.[…]